집짓기 예산을 짤 때 가구 비용을 별도 항목으로 챙기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처음에 전혀 몰랐습니다.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신발장, 주방, 붙박이장이 기본으로 들어오는 게 당연한 줄 알았거든요. 단독주택은 그런 거 없습니다. 전부 별도입니다.

시공비와 완전히 별개인 비용입니다
단독주택은 시공사가 건물의 뼈대와 마감을 담당합니다. 주방 가구, 붙박이장, 신발장, 현장 제작 가구는 별도 업체를 알아보고, 별도로 계약하고, 별도로 비용을 내야 합니다. 저희는 이 가구 공사비만 3,300만 원이 들었습니다. 설계비 다음으로 건축 외 비용 중 가장 큰 항목이었습니다. 처음 예산을 짤 때 이 항목이 빠져 있었다면 꽤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맞춤 가구의 특성상 자재 등급을 올리거나 옵션을 추가하면 금액이 금방 올라갑니다. 조금만 더 좋은 자재로, 서랍을 하나 더, 마감을 조금 더 신경 써서. 이런 선택이 쌓이다 보면 처음 견적보다 비용이 훌쩍 늘어납니다. 저희도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 숫자를 보고 나서야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맞춤 가구가 좋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든 건 사실이지만, 맞춤 제작이라서 좋았던 점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주방 싱크대 높이를 제 키에 맞춰서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키가 165cm로 한국 표준 여성 키보다 조금 큰 편인데, 아파트에 살 때는 표준 높이로 맞춰진 싱크대 앞에서 항상 허리를 약간 숙인 자세로 일해야 했습니다.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팠습니다.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제 키에 맞게 높이를 조정하니 같은 일을 해도 훨씬 편했습니다. 작은 것 같아도 매일 쓰는 공간이라 체감 차이가 컸습니다.

붙박이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긴 옷을 거는 칸, 서랍 수, 칸의 높이까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에서 기성 붙박이장을 쓸 때는 내 옷에 공간을 맞췄다면, 여기서는 공간을 내 옷에 맞출 수 있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그만큼 일상이 편해졌습니다.
가구 예산은 시공비의 10%를 따로 잡으세요
단독주택 집 짓기를 준비하고 계신다면, 가구 비용은 반드시 별도 항목으로 예산에 넣으세요. 시공비의 약 10% 수준을 가구 예산으로 따로 잡아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시공비 3억 5천이라면 가구 예산으로 3,000만 원 이상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가구 업체와 상담할 때는 기본 견적으로 시작해서 옵션을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보다, 처음부터 예산 상한선을 정해두고 그 안에서 선택하는 방식이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