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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시공 후회 (2층 테라스, 다락, 통창)

by jundanyul26 2026. 4. 3.

단독주택을 지은 사람 중 후회 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집을 짓고 나서 "이건 정말 잘했다"와 "이건 다시 생각해 볼걸"이 동시에 생겼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느낀 건, 어떤 시공이 좋고 나쁜 지보다 '내 생활 방식과 맞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2층 테라스와 다락, 같은 공간이 왜 다른 결과를 만드나

2층 테라스에 만족한다는 분을 만나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 설계 단계에서 옥상 테라스를 계획했는데, 막상 견적을 받아보니 예산을 크게 초과했습니다. 거기에 방수 처리 문제도 걸렸습니다. 방수(waterproofing)란 외부 수분이 구조체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시공 공정인데, 여기서 ○○란 지붕이나 바닥면에 방수층을 형성하여 누수를 차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2층 테라스는 누수의 주요 원인이 되고, 도배를 다시 하고 방수 보수 공사를 반복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결국 저는 옥상 테라스를 포기하고 박공지붕으로 공간을 덮어 다락을 넓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박공지붕이란 양쪽으로 경사가 있는 지붕 형태로, 경사면이 만나는 구조 덕분에 내부에 충분한 다락 공간이 확보됩니다. 처음에는 뭔가 포기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이 선택이 탁월했습니다. 다락의 층고가 높은 면적이 상당해서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고, 지금은 부부가 함께 쓰는 작업실이 됐습니다. 컴퓨터 두 대를 나란히 놓고 신디사이저도 들여놓은 공간이 집 안에 생겼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큰 만족감을 줍니다. 예산 제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 된 셈입니다.

반면 다락방이 짐 창고가 됐다는 이야기도 분명히 많습니다. 처음 입주할 때만 신기해서 올라가다가 이후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경험담도 흔하게 들립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요. 제 경험상 이건 설계 단계에서 그 공간을 무엇으로 쓸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그렸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2층 테라스 또는 다락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수 처리: 지붕 덮개 없이 개방된 테라스는 누수 위험이 상시 존재합니다.
  • 처마 설계: 처마가 테라스를 덮는 구조라면 직사광선과 비를 막아 실용성이 크게 올라갑니다.
  • 방위 방향: 남향 테라스는 여름에 직사광선이 쏟아져 실질적인 사용 시간이 짧아집니다.
  • 공간 활용 계획: 다락은 '무엇을 할 곳'인지 설계 전에 먼저 정해야 창고로 전락하지 않습니다.

 

통창, 방향 하나가 만족도를 완전히 갈라놓는다

남향 통창은 양면이 있습니다. 저희 집 메인 통창이 남쪽을 향하고 있는데, 탁 트인 시야와 풍부한 채광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그런데 겨울에 태양 고도각이 낮아지면서 햇빛이 실내 깊숙이 파고들 때는 눈이 부셔서 블라인드를 내려야 합니다. 탁 트인 전망을 위해 낸 창인데 오히려 가리고 사는 시간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 태양 고도각이란 태양이 지평선에서 얼마나 높이 떠 있는지를 나타내는 각도로, 겨울에는 이 각도가 낮아서 햇빛이 수평에 가깝게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처마가 없는 남향 통창에서는 이 현상이 더 심해집니다. 처마의 역할은 여름의 높은 태양은 차단하되 겨울의 낮은 태양은 통과시키는 것인데, 처마 없이 통창만 낸 경우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빛이 쏟아집니다.

반면 북향 창은 하루 종일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아서 눈부심 없이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북쪽 창은 채광보다 전망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고,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간접광이 들어오기 때문에 창을 가릴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통창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아침마다 큰 창으로 쏟아지는 빛과 계절마다 달라지는 바깥 풍경은 아파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이고,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통창 시공에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단열 성능입니다. 단열성능(熱貫流率, U-value)이란 벽이나 창호를 통해 열이 얼마나 빠져나가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낮을수록 단열 성능이 우수합니다. 창호는 벽체에 비해 U-value가 높아서, 통창 면적이 넓을수록 겨울철 냉기 침투와 에너지 손실이 커집니다. 국토교통부 건축물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에 따르면 중부지역 외벽 창호의 열관류율 기준은 1.5W/㎡K 이하로 규정되어 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단열이 우수한 창호 자재를 쓸수록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통창을 계획할 때 재정적인 부담도 반드시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수영장, 환상과 현실 사이의 거리

마당에 조립식 수영장을 설치해서 아이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

 

마당에 수영장이 있는 집 사진을 보면 솔직히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봐야 합니다. 설치와 철거가 가능한 조립식 수영장이 아니라 땅을 파서 만드는 매립형 수영장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의 수영장 가동 가능 계절은 여름 한 계절로 사실상 제한됩니다. 제가 매년 여름 조립식 수영장을 설치해왔는데, 올해는 중학교 1학년 막내가 딱 한 번 들어가고 끝이었습니다. 초등 저학년 때는 수영장을 빨리 꺼내라고 성화였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차 시큰둥해졌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를 기준으로 매립형 수영장을 짓는 건 생각보다 훨씬 짧은 기간만 효용이 있습니다.

매립형 수영장은 수질 관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질 유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수처리(water treatment)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수처리란 염소 투입, pH 조정, 여과 시스템 운영 등을 통해 물의 오염을 막는 일련의 관리 과정을 말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계절에도 낙엽 제거, 방수층 균열 보수, 수처리 약품 관리를 멈출 수 없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정용 수영장 관련 안전사고의 상당수가 유지 관리 미흡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부지가 넓지 않은 경우 수영장이 차지하는 공간 손실도 큽니다. 아이들 때문에 수영장을 고민하고 있다면, 조립식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집은 짓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반드시 생깁니다. 누군가의 후회담이 내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고, 누군가의 탁월한 선택이 나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공간에서 내가 실제로 어떻게 살 것인지를 설계 단계에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방위, 처마, 단열, 층고, 동선. 이 요소들을 내 생활 방식과 맞춰보는 과정이, 결국 후회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hNiTqtP65o&list=PLOnwvtDyIKCmsnEH0RNe1uyq66hj8Nm9D&inde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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