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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가족공간, 놀이방 — 우리 가족이 원한 공간들의 결말

by jundanyul26 2026. 5. 21.

 

집을 짓기 전에 저희 부부가 가장 공들여 고민한 게 공간 구성이었습니다. TV 앞에 소파 놓는 일반적인 거실 구조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가족이 실제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 7년이 지나고 나서 그 공간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돌아보겠습니다.

스킵플로어 가족 공간, 50cm를 파냈습니다

저희 집의 거실 겸 가족 공간은 스킵플로어 구조 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를 더했습니다. 그 공간의 바닥을 50cm 정도 아래로 파서 움푹 들어간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파낸 공간 안쪽을 전부 쿠션으로 채웠습니다. 소파도 없고 TV도 없는 공간입니다. 온 가족이 다 들어가도 충분할 만큼 넓고, 다 같이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이 공간이 최고의 놀이터였습니다. 쿠션으로 가득한 아늑한 공간 안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블록으로 집을 짓고, 형제들끼리 뒹굴었습니다. 손님이 오셨을 때는 온 가족이 다 모여 앉아도 좁지 않았습니다. 설계 단계에서 가장 공들여 만든 공간인데, 실제로도 가장 많이 쓰인 공간이었습니다.

움푹 파인 가족 공간이 쿠션으로 채워진 모습

아이 방은 슬라이딩 도어 하나로 두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아이가 셋이지만 방은 두 개로 설계했습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이 집에 살 계획이 아니었고, 지금 어릴 때 잘 쓸 수 있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방 두 개 사이에 벽 대신 슬라이딩 도어를 달았습니다. 평소에는 닫아두면 침실과 놀이방으로 분리되고, 열어두면 하나의 넓은 공간이 됩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한 방은 침실, 한 방은 놀이방으로 썼습니다. 낮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활짝 열어 넓게 뛰어놀게 하고, 밤에는 닫아서 잠자리와 놀이 공간을 분리했습니다. 지금은 첫째가 초등학교 6학년, 둘째 셋째가 3학년과 2학년이 됐습니다. 지금은 큰 방은 첫째가 쓰고, 나머지 방은 둘째 셋째가 함께 씁니다. 친구들이 놀러 오면 슬라이딩 도어를 다 열어서 넓게 쓰는 건 여전합니다.

슬라이딩 도어로 나뉜 아이 방 모습

서재는 스킵플로어 아래 반층에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 설계할 때 남편 서재를 어디에 둘지가 꽤 오래 고민이었습니다. 결국 스킵플로어 아래 반층, 가족 공간보다 낮은 레벨에 서재를 배치했습니다. 가족 공간과 시각적으로 이어지면서도 독립적인 공간감을 가질 수 있는 위치입니다. 미닫이문을 달아서 닫으면 완전히 분리된 방처럼 쓸 수 있고, 열면 가족 공간과 이어집니다. 컴퓨터 작업과 음악 취미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금도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공간은 라이프스타일을 담아야 합니다

집을 짓기 전에 우리 가족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를 먼저 들여다보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어디서 커피를 마시는지, 아이들이 주로 어디서 노는지, 저녁에 가족이 함께 모이는 공간이 어디인지. 그 패턴이 공간의 답을 줍니다. 일반적인 거실과 소파 구성이 우리 가족의 생활 방식과 맞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을 고민해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저희는 그 고민이 움푹 파인 가족 공간이 됐고, 7년이 지난 지금도 그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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