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계약할 때 소녹지가 앞에 있다는 게 선택의 이유 중 하나이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때는 막연했습니다. 옆에 다른 집이 바짝 붙어서 들어서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빈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생각이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그 소녹지가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를 매일 체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스트레스가 더 컸습니다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닙니다. 저희가 비교적 빨리 집을 짓고 입주했는데, 당시 주변 필지들은 아직 미분양 상태로 비어 있었습니다. 소녹지인지 개인 분양 땅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온 주변이 황폐했습니다. 아카시아 나무가 자라고 잡풀이 무성하게 우거진 상태였는데, 김포시에서 관리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입주 초기에는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시에 민원을 여러 번 넣었고, 기울어진 나무가 태풍에 우리 집 쪽으로 쓰러질까 봐 걱정이 되어 처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공공녹지라 저희가 마음대로 손댈 수도 없고, 시에서는 결정이 느리고. 초반 몇 년은 이 소녹지가 오히려 골칫덩어리처럼 느껴졌습니다.

7년이 지나자 작은 정원이 됐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졌습니다. 주변 집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단지가 자리를 잡으면서 김포시에서도 정기적으로 소녹지를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잡초와 잔디를 수시로 깎아주는 시기가 생겼고, 저희도 그 사이사이에 우리 집 잔디를 깎으면서 소녹지 잔디도 함께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소녹지가 우리 집 앞 정원처럼 되어갔습니다.
지금은 나무들도 잘 자리를 잡아서 보기 좋게 자라고 있습니다. 주방에 앉아서 그쪽 창을 내다보면 나무들이 있고, 녹지 너머로 작은 도로변이 보이고, 시야가 멀리까지 뻥 뚫립니다. 소녹지 너머 다른 집이 바로 보이지 않아서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너머까지 시야가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집 안에서 느끼는 개방감이 다릅니다
단독주택을 설계할 때 창문의 방향과 그 너머에 무엇이 보이는지가 생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창 너머로 바로 옆집 벽이 보이는 것과, 녹지와 나무가 보이는 것은 매일 느끼는 감각이 완전히 다릅니다. 저희 주방은 소녹지를 향한 창이 있어서 밥을 먹으면서도, 설거지를 하면서도 늘 초록색 풍경을 봅니다. 집이 그렇게 크지 않아도 답답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이 창 덕분입니다.
땅을 볼 때 주변 공지와 녹지를 확인하세요
땅을 고를 때 필지 자체의 조건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필지 바로 옆이나 앞에 공원, 소녹지, 공공 공지 같은 빈 공간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내 땅은 아니지만 그 공간이 시야를 열어주고, 개방감을 만들어주고, 장기적으로 조망 가치를 유지시켜 줍니다. 저희는 그게 행운이었지만, 미리 알고 찾는다면 행운이 아니라 실력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