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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로망, 현실이 되기까지 — 우리 부부가 결심한 이유

by jundanyul26 2026. 4. 20.

 

처음에는 그냥 넷이서 잘 살 줄 알았습니다. 서울 은평뉴타운 30평대 아파트, 남편과 저, 그리고 네 살배기 첫째. 둘째를 준비하면서도 '뭐, 어떻게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둘째가 태어나고 딱 3개월 후에 셋째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느 순간 저는 세 남자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둘째와 셋째가 연년생으로 태어나고 나서 집이 전쟁터가 됐습니다. 거실, 안방 할 것 없이 온 집이 층간소음 방지 매트로 뒤덮였고, 아이들 장난감이 방 구석구석을 점령했습니다. 30평대 아파트에서 아이 셋을 데리고 하루 종일 있으려니 숨이 막혔습니다. 그게 단독주택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진짜 출발점이었습니다.

거실이 아이들 장난감으로 가득찬 모습

층간소음이 우리를 결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아파트에서 아이 셋을 키워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낮에 아이들이 뛰면 아래층 눈치가 보이고, 밤에 울음소리가 새벽까지 이어지면 옆집 눈치가 보입니다. 저는 매일 아이들한테 "뛰지 마", "조용히 해"를 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네 살, 두 살, 한 살짜리한테 조용히 하라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요.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공간이 문제였습니다.

층간소음 분쟁은 단순한 불편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국내 층간소음 민원은 매년 수만 건에 달하고, 아파트 거주자의 상당수가 층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단독주택은 이 문제에서 구조적으로 자유롭습니다. 아이들이 실내에서 뛰어도, 밤에 울어도, 이웃에게 피해를 줄 일이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키우고 싶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건 딱 두 가지였습니다. 바깥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것, 그리고 집 안 어디서든 책과 함께하는 것. 아파트 놀이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놀이기구 몇 개, 모래밭 조금. 아이들이 흙을 밟고, 풀을 뜯고, 비가 오면 빗물에 발을 담그는 경험은 아파트에서는 어렵습니다. 마당이 있는 집이 답이었습니다.

타운하우스를 먼저 알아봤다가 접었습니다

처음엔 타운하우스부터 알아봤습니다. 남편 직장이 서울이다 보니 너무 먼 전원주택은 현실적으로 무리였고, 타운하우스라면 그나마 도심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마당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일산 근처에서 분양하던 125평짜리 필지 타운하우스를 보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가계약까지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틀간 꼼꼼히 들여다보니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분양이 잘 안 되면 준공이 밀릴 수 있고, 시행사나 시공사 쪽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살던 집을 팔고 이사 날짜가 다가오는데 입주를 못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결국 가계약을 취소하고 직접 집을 짓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로망에서 현실로 — 결심의 순간

집짓기를 결심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예산을 짜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살던 아파트 현금 가치 4억 원에 대출 5억 원을 더해 총 9억 원이 가용 예산이었습니다. 가족 다섯 명 기준으로 50평짜리 집을 짓는 데 시공비와 설계비를 합쳐 약 3억 3천만 원이 필요했고, 그러면 토지에 쓸 수 있는 돈은 약 5억 7천만 원이었습니다. 숫자가 나오니 어디서 땅을 봐야 할지 범위가 잡혔습니다.

우리가 단독주택을 선택한 진짜 이유

환금성이 낮다는 것, 건물이 시간이 지나면 감가 된다는 것, 유지 관리에 손이 더 간다는 것. 단독주택의 단점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집, 층간소음 걱정 없이 아침을 맞을 수 있는 집, 그 집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로망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절실한 필요였습니다.

지금 아파트에서 아이를 키우며 답답함을 느끼고 계신 분이라면, 그 감각을 그냥 흘려보내지 마세요. 저희는 그 답답함이 집 짓기의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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