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을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마음먹은 분들, 혹시 "이 정도면 직접 해도 되겠는데?"라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고 나서 마당을 보며 온갖 상상을 했습니다. 방부목으로 화단을 만들고, 잔디를 깔고, 창고도 하나 지으면 얼마나 멋질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2년을 정원과 씨름하고 나니, 제가 쓴 돈과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처음부터 조금만 더 신중하게 접근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실수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창고 만들기, 직접 하면 정말 싸게 먹힐까?
정원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필요했던 것이 창고였습니다. 삽, 호미, 전정가위, 비료 같은 것들을 보관할 공간이 없으면 비에 젖거나 햇빛에 상해서 금방 못 쓰게 됩니다.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조립식 창고를 보다가 "이 정도면 직접 만들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부목으로 뼈대를 짜고 지붕만 덮으면 될 것 같았습니다.
목수 지인에게 부탁해서 뼈대를 만들어달라고 했고, 저는 지붕과 벽면만 붙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작업을 시작하니 예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방부목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고, 나사와 철물 같은 부자재도 하나하나 따로 사야 했습니다. 지붕 자재인 폴리카보네이트 판재(PC판)도 필요했는데, 여기서 폴리카보네이트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반투명 지붕재로 가볍고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자재를 말합니다.
완성하고 나서 영수증을 모아보니 약 200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완성된 창고는 겨우 2평 남짓한 크기에 물건도 별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같은 돈이면 4~5평 크기의 조립식 창고를 여러 개 살 수 있었습니다. 조립식 창고는 아연도금강판(galvanized steel)으로 만들어져 있어 내구성도 훨씬 뛰어났습니다. 아연도금강판이란 철판 표면에 아연을 입혀 부식을 방지한 소재로, 일반 방부목보다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옆에 창고를 하나 더 만들었는데, 이것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직접 만드는 것이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착각이었습니다. 재료를 낱개로 사면 단가가 높고, 실수로 낭비되는 자재도 생기고, 공구까지 더하면 완제품이 오히려 훨씬 경제적입니다.
정원용 창고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목공 작업이 취미가 아니라면, 무조건 조립식 창고를 사세요. 시간도 아끼고 돈도 아낍니다. 국내 조립식 창고 시장은 최근 DIY 수요 증가로 연평균 8%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제품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출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방부목과 잔디엣지, 관리를 얕보면 후회합니다
정원을 만들 때 방부목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화단 경계도 방부목으로 만들고, 데크도 방부목으로 깔았습니다. 나무 특유의 질감과 색감이 좋아서 선택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방부목은 ACQ 처리(Alkaline Copper Quaternary)라는 방부 처리를 거친 목재인데, 여기서 ACQ란 구리 화합물을 주성분으로 한 방부제로 목재를 부패와 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약품 처리 방식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ACQ 처리를 했어도 1년에 한 번은 오일 스테인이나 방부 도료를 다시 발라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몰랐습니다. 그냥 한 번 설치하면 끝인 줄 알았습니다. 2년이 지나자 방부목 표면이 갈라지고 색이 바래기 시작했습니다. 빗물이 스며들어 썩는 부분도 생겼습니다. 결국 일부는 교체해야 했고, 나머지는 오일 스테인을 다시 발랐습니다.
옆집은 10년 전에 방부목 데크를 깔았는데도 여전히 멀쩡합니다. 차이가 뭘까요? 관리입니다. 매년 봄마다 꼼꼼하게 오일 스테인을 발라주셨다고 합니다. 방부목은 관리를 잘하면 10년 이상 쓸 수 있지만, 방치하면 3년도 안 돼서 상합니다.
그리고 잔디엣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잔디를 깔 때 화단과 잔디밭 사이에 잔디엣지(lawn edging)를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잔디엣지란 잔디가 화단 쪽으로 뿌리를 뻗어 침범하는 것을 막아주는 경계 차단재를 말합니다. 처음에는 "굳이 필요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자 잔디 뿌리가 화단 안까지 파고들었습니다.
화단에 심어놓은 식물 사이사이에서 잔디가 자라기 시작했고, 이걸 뽑으려면 화단을 파야 했습니다. 뿌리가 깊게 박혀서 줄기만 끊어지고 뿌리는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며칠 지나면 다시 올라왔습니다. 매년 봄마다 이 작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원 관리의 약 30%는 잡초 관리에 할애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잡초는 정원 관리의 가장 큰 골칫거리입니다(출처: 농촌진흥청).
올해는 늦었지만 잔디엣지를 설치하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했더라면 지난 2년간의 고생을 안 해도 됐을 텐데 말입니다. 잔디를 깔 계획이 있으신 분들, 잔디엣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주요 실수 정리:
- 창고를 직접 만들면 싸다는 착각 → 조립식 창고가 훨씬 경제적
- 방부목은 한 번 설치하면 끝이라는 오해 → 매년 오일 스테인 관리 필수
- 잔디엣지 없이 잔디를 깔면 → 매년 화단 침범으로 고생
정원을 만드는 일은 낭만적입니다. 하지만 그 낭만을 유지하려면 현실적인 계산이 먼저 필요합니다. 저는 경험 없이 의욕만 앞세웠다가 헛돈을 많이 썼습니다. 여러분은 제 실수를 반면교사 삼아서, 처음부터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직접 만드는 게 목적인지, 결과물이 목적인지부터 생각해 보세요. 그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을 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loRxbFjHzg&list=PLOnwvtDyIKCmsnEH0RNe1uyq66hj8Nm9D&index=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