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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순서, 땅부터 설계까지 정리해봤어요

by jundanyul26 2026. 4. 2.

집을 짓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막막했어요. 뭘 먼저 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었거든요. 인터넷을 찾아봐도 정보가 너무 파편적이라서 전체 그림이 잘 안 그려지더라고요. 지금 돌아보면 우리가 했던 순서가 꽤 맞았다 싶은데, 그걸 미리 알았더라면 훨씬 덜 헤맸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한번 정리해 봤어요.

 

1단계: 예산부터 현실적으로 잡아야 한다

집 짓기를 결심하고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예산을 정하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땅값이랑 건축비를 따로 계산해야 한다는 거예요. 많은 분들이 예산을 통으로 잡고 시작했다가 땅을 사고 나서 건축비가 모자라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건축비는 지역, 설계 스타일, 마감재 수준에 따라 편차가 커요. 2024년 기준으로 수도권 단독주택 기본 건축비는 평당 500만 원에서 800만 원 사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설계가 복잡하거나 마감재를 고급으로 가면 그 이상도 충분히 나와요. 여기에 설계비, 감리비, 각종 인허가 비용, 조경비까지 따로 잡아둬야 해요. 저는 이걸 몰라서 처음 견적을 받고 멘붕이 왔었거든요.

 

2단계: 땅을 고를 때 이것만큼은 확인하자

예산이 정해지면 땅을 알아보기 시작해요. 저는 LH 미분양 택지로 샀는데, 단독주택용지를 알아볼 때 꼭 확인해야 할 게 몇 가지 있어요.

먼저 용도지역이에요. 단독주택을 지으려면 보통 1종이나 2종 일반주거지역, 또는 계획관리지역 땅이어야 해요. 용도지역에 따라 건폐율과 용적률이 달라지고, 지을 수 있는 건물의 규모가 결정되거든요. 그다음은 도로 접도 조건이에요. 건축법상 건축물을 지으려면 너비 4미터 이상의 도로에 2미터 이상 접해야 해요. 이 조건이 안 맞으면 집을 아예 못 짓는 경우도 생겨요. 마지막으로 지형과 향이에요. 남향이냐 동향이냐에 따라 채광이 달라지고, 경사지인지 평지인지에 따라 공사비 차이가 크게 날 수 있어요.

우리가 계약한 택지 위에서 행복한 표정을 짓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3단계: 설계사무소는 첫마디로 고른다

땅이 생기면 바로 설계사무소를 알아봐야 해요. 저는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주택 스타일 사진을 찾아가면서 어느 사무소 작업인지 역으로 찾아봤어요. 그렇게 리스트를 만들고 최종적으로 두 곳과 미팅을 했는데, 첫마디가 전부 달랐어요.

한 곳은 앉자마자 예산이 얼마냐고 물었고, 다른 한 곳은 어떤 집을 짓고 싶냐고 물었어요. 저는 두 번째 사무소를 선택했어요. 좋은 건축가를 고르는 기준이 자격증이나 수상 경력이 아니라 건축주의 이야기를 먼저 들으려 하느냐는 거라고, 나중에 건축가분이 직접 하신 말씀이에요. 공감이 많이 됐어요.

설계사무소를 선택하기 전에 포트폴리오에서 비슷한 규모와 스타일의 시공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해요. 전원주택 전문 사무소와 도심형 협소주택 전문 사무소는 결이 다르거든요.

 

4단계: 미팅 전에 로망 계획서를 만들어라

설계사무소 미팅을 가기 전에 꼭 해두면 좋은 게 있어요. 우리가 원하는 집의 모습, 각자의 로망, 이 집에서 이루고 싶은 것들을 글과 사진으로 정리해 두는 거예요. 저는 A4 세 장 짜리 서류를 만들었는데, 참고 사진도 잔뜩 붙여서 갔어요.

건축가분이 그 서류를 보시더니 첫마디가 이런 공간 너무 좋겠다였어요. 그 한마디로 미팅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건축주가 원하는 걸 미리 정리해 오면 방향 잡는 시간을 아끼고 바로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어요. 준비해 간 게 그렇게 힘이 될 줄은 몰랐어요.

 

5단계: 설계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

설계는 기획설계, 기본설계, 실시설계 순서로 진행돼요. 기획설계에서는 건물의 전체 방향과 배치를 잡고, 기본설계에서는 평면도와 입면도 같은 구체적인 도면을 만들어요. 실시설계는 창호 크기, 마감재, 단열 방식까지 시공이 가능한 수준으로 모든 걸 담아내는 단계예요. 시공사에 견적을 넣을 때는 이 실시설계 도면이 기준이 돼요.

저는 기본설계 단계가 가장 재밌었어요. 미팅마다 수정된 도면을 집에 가져와서 남편이랑 식탁에 펼쳐놓고 밤새 들여다봤거든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 공간은 좀 더 크면 좋겠다, 하면서요. 설계 3개월이 그렇게 빨리 지나간 적이 없었어요.

설계사무소에서 설계가 마무리된 우리 집의 외관을 주차장 쪽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만들어준 설계 모형

 

6단계: 견적은 반드시 여러 곳에서 받아라

실시설계 도면이 완성되면 시공사에 견적을 넣어요. 이때 꼭 같은 도면으로 세 곳 이상에 견적을 요청해야 비교가 의미 있어요. 업체마다 같은 도면을 보고도 견적 금액이 수천만 원씩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싼 곳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고, 내역서를 꼼꼼하게 비교하면서 왜 차이가 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

저는 처음 견적을 받고 예산의 두 배가 나와서 한동안 집 짓기를 포기하려 했어요. 그런데 내역을 뜯어보면서 연면적 기준에 따른 부가가치세 문제를 발견하고 방향을 바꿨어요. 견적서를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부분이었어요.

 

한 줄 요약하면

예산 확정 → 땅 매입 → 설계사무소 선정 → 기획·기본·실시설계 → 시공사 견적 비교 → 착공. 이 순서예요. 어느 하나를 건너뛰면 나중에 반드시 탈이 나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몰라서 헤맸는데, 이 글이 집짓기를 준비하는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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