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단독주택을 짓겠다고 결심했을 때 정말 막막했습니다.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건축 용어라곤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공사 분들과 대화할 때마다 식은땀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터파기, 골조, 방통 같은 용어들이 그저 외계어처럼 들렸거든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집을 지으며 경험한 건축 공정 9단계를 정리해 봤습니다.
골조공사의 핵심, 터파기부터 기초 만들기까지
집을 짓는 과정은 크게 골조공사와 인테리어공사로 나뉩니다. 골조공사란 건물의 뼈대를 만드는 과정으로,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첫 번째 공정인 터파기는 집이 들어설 위치의 땅을 파내는 작업입니다. 흰색 시멘트 가루로 건물 경계를 표시한 후 포클레인을 이용해 굴착하는데, 이때 설계도에 나온 깊이만큼 정확하게 파야 합니다. 저는 LH에서 분양하는 단독주택 전용택지를 분양받아서 그나마 땅 구입 리스크는 줄일 수 있었지만, 이 과정부터 이미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버림 타설입니다. 터파기로 파낸 바닥에 콘크리트를 얇게 부어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인데, 하루 정도 양생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버림 타설을 하는 이유는 기초 철근을 배치할 때 형틀이 땅에 직접 닿으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기초 만들기는 흔히 '방석을 만든다'라고 표현합니다. 버림 타설이 완료된 후 먹줄을 튕겨가며 정확한 위치에 바닥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바닥 높이는 설계도를 기준으로 하며, 보통 지면으로부터 40~50cm 정도 올립니다. 콘크리트 타설 전에는 단열재를 깔고, 설비와 전기 기초공사를 함께 진행합니다. 철근을 격자 형태로 배치하고 측면에 거푸집을 설치한 후 마지막으로 콘크리트를 타설 하는데, 이때 펌프카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초공사는 빠르게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양생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으면 나중에 균열이 생길 수 있어서 조금 여유를 두고 진행하는 게 좋았습니다.
벽체 세우기와 마감 공정의 실제
네 번째는 1층 벽체 세우기입니다. 기초 콘크리트 양생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거푸집을 떼어내고 1층 골조를 만듭니다. 외벽을 먼저 거푸집으로 만들고, 창문과 문이 들어갈 위치는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는 외단열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외벽 안쪽으로 단열재를 붙이고 철근을 배치합니다. 이후 전기와 설비 배관을 설치하고 내벽 거푸집을 붙인 후 콘크리트를 타설 합니다.
다섯 번째 2층 만들기는 1층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외벽 거푸집 설치, 단열재 시공, 철근 배치, 설비·전기 배관, 내벽 거푸집 설치, 콘크리트 타설 순서입니다. 3층 이상 건물이라면 이 과정을 층수만큼 반복하게 됩니다.
여섯 번째는 방통 작업입니다. 방통이란 1층과 2층 바닥에 보일러 배관을 설치하고 바닥면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말합니다. 먼저 바닥에 단열재를 깔고, 보일러 배관을 설치한 후 입자가 고운 몰탈로 바닥을 고르게 시공합니다. 저는 시공사 분들이 방통 후 충분히 양생 하지 않고 서둘러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려는 걸 말렸던 기억이 납니다. 방통은 천천히 오랜 시간 양생시켜야 바닥이 튼튼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일곱 번째는 샷시 공사입니다. 샷시 업체에서 와서 설치를 진행하는데, 이때 샷시와 벽 사이 틈새를 우레탄 폼이나 실리콘으로 제대로 메우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샷시를 써도 틈새가 제대로 메워지지 않으면 단열 성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여덟 번째는 외벽 공사입니다. 스타코플렉스, 세라믹, 벽돌, 대리석 등 다양한 외장재 중 선택하여 건물 외벽을 마감하는 과정입니다. 외장재에 따라 건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아홉 번째는 지붕 공사입니다. 지붕 공사는 방수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공정입니다. 방수 시트로 1차 방수를 한 후 기와, 징크, 아스팔트 싱글 등 원하는 자재로 마감합니다. 이때 빗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물받이(처마홈통) 작업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건축 공정을 미리 알고 시작한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배운 게 훨씬 많았습니다. 순서를 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시공사와 대화할 때 어떤 단계인지 파악하고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어느 정도 공부하고 건축을 시작하는 것이 내 돈과 시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직접 시공하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시고, 반드시 검증된 시공사에 맡기시길 바랍니다. 전문가의 손길 없이 진행했다가 방수가 제대로 안 돼서 물이 새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uhhse-dbT8&list=PLBBbLhCBkyonZJzuv5l5RtZSe_8DwGXgT&index=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