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8 서재, 가족공간, 놀이방 — 우리 가족이 원한 공간들의 결말 집을 짓기 전에 저희 부부가 가장 공들여 고민한 게 공간 구성이었습니다. TV 앞에 소파 놓는 일반적인 거실 구조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가족이 실제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 7년이 지나고 나서 그 공간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돌아보겠습니다.스킵플로어 가족 공간, 50cm를 파냈습니다저희 집의 거실 겸 가족 공간은 스킵플로어 구조 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를 더했습니다. 그 공간의 바닥을 50cm 정도 아래로 파서 움푹 들어간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파낸 공간 안쪽을 전부 쿠션으로 채웠습니다. 소파도 없고 TV도 없는 공간입니다. 온 가족이 다 들어가도 충분할 만큼 넓고, 다 같이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영.. 2026. 5. 21. 다락을 없애기로 결정한 날 — 예산과 로망 사이의 타협 처음 설계할 때 옥상 테라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락 절반은 수납공간으로, 나머지 절반은 옥상 테라스로 열어서 다육식물도 키우고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을 꿈꿨습니다. 그런데 그 계획이 무너진 건 예산 문제가 아니라 뜻밖의 이유였습니다.김포시 조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옥상에 평평한 공간이 생기면 김포시 조례상 그 면적의 50% 이상을 녹지화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잔디를 심거나 식물을 심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녹지화를 하려면 방수와 배수 처리를 더 강화해야 하고,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구조를 보강해야 합니다. 당연히 비용이 추가로 나갑니다. 이미 시공 견적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온 상황에서 옥상 공사에 추가 비용을 더 얹을 여유가 없었습니다.결국 옥상 테라스를 포기하고 그 자리를 .. 2026. 5. 20. 반층 구조(스킵플로어)가 뭔가요? — 우리 집 설계의 핵심 저희 집을 방문한 분들이 가장 먼저 감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현관을 들어서서 주방을 지나 거실 쪽을 바라봤을 때 탁 트이는 그 개방감입니다. 그 공간의 비밀이 바로 스킵플로어, 반층 구조입니다.스킵플로어란 무엇인가요스킵플로어는 1층과 2층 사이에 반층, 즉 0.5층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인 집이 1층과 2층으로 딱 나뉘는 것과 달리, 1층에서 계단을 반층 올라가면 중간 레벨의 공간이 나오고, 거기서 다시 반층을 더 올라가면 2층이 되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반층 아래 공간의 천장이 2층 높이까지 뚫려 있어 층고가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우리 집에 적용된 방식입니다저희 집은 1층에 주방과 식당, 반층 위에 거실 공간, 그리고 2층에 침실과 드레스룸 같은 사적인 공간으로 .. 2026. 5. 19. 도면 보는 법 — 비전문가인 건축주가 도면 읽는 요령 설계사무소에서 도면을 받아 들고 처음 펼쳐봤을 때 솔직히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선이 복잡하게 그어져 있고, 숫자가 가득하고, 기호들이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원칙만 알면 비전문가도 도면에서 중요한 것들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설계 미팅 전에 이 정도만 알고 가도 건축사와 나누는 대화의 질이 달라집니다.도면의 종류부터 파악하세요건축 도면은 종류가 여러 가지입니다. 건축주가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도면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배치도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시각으로 대지 위에 건물이 어떻게 놓여 있는지, 마당과 주차공간, 조경 위치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둘째는 평면도입니다. 각 층을 위에서 수평으로 잘라서 본 도면으로, 방의 위치와 크기, 문과 창문의 위치, 동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 5. 18. 설계 변경이 반복될 때 건축주가 해야 할 것 설계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저희도 네 번의 공식 미팅 사이에 수십 번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설계 변경이 반복될수록 건축주가 해야 할 일이 생깁니다. 설계사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건축주도 제 역할을 해야 설계가 제대로 나옵니다.부부간 의견을 먼저 조율하세요설계 미팅에서 가장 자주 생기는 문제 중 하나가 부부 사이의 의견 충돌입니다. 남편은 서재를 넓게 원하고, 아내는 주방을 크게 원하는 식으로 우선순위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상태로 미팅에 가면 건축사 앞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이야기하게 되고, 건축사는 어느 쪽으로 설계를 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미팅 전에 부부가 먼저 충분히 이야기해서 의견을 하나로 모아두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서로 타협한 결론을 가지고 가야 설계 변경이 한 .. 2026. 5. 17. 집짓기 미팅 4번 — 우리 가족 로망이 도면이 되기까지 설계사무소와 계약을 하고 나서 본격적인 미팅이 시작됐습니다. 총 네 번의 미팅을 거치면서 저희 가족의 로망이 조금씩 도면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동시에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A4 네다섯 장 짜리 로망 노트를 들고 갔습니다첫 상담 전에 저희가 먼저 준비한 게 있었습니다. 우리 집에 원하는 것들을 A4 용지 네다섯 장 분량으로 정리한 문서였습니다. 핀터레스트에서 모아둔 사진들을 인쇄해서 첨부했고, 주방은 이런 구조였으면 좋겠다, 거실 대신 가족 공간을 이렇게 두고 싶다, 마당과 이어지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공간별 로망을 글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막연하게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첫 미팅에서 외관 모형 4~5개가 나왔습.. 2026. 5. 16. 이전 1 2 3 4 5 ··· 17 다음